본문 바로가기
고전 영화, 드라마리뷰

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젊은 시절의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황태자의 첫사랑

by country06 2022. 5. 28.

안녕하세요 영화 읽어주는 엄마, 영읽엄입니다.

오늘은 정~~~말 옛날 영화이고 영어로 Fairy-tale, 즉 동화 같은 영화이지만~ 요즘같이 사이버틱한 디지털감성이 난무하는 시대에좀 유치하긴 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아나로그적 감성을 듬뿍 선사할 수 있는 좋은 영화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나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린 손주들과 함께 보시면 어떨까 하여 이 영화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이 영화는 1954년에 나온 미국 영화로 원제목은 “The Student Prince” 직역을 하면 학생 신분 왕자뭐 그런 걸까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황태자의 첫사랑이라고 의역을 하였는데 내용에 맞게 잘 지은 거 같아요. 이 영화의 장르는 뮤지컬, 멜로 로맨스인데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부터가 무언가 달달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이 팍 오지 않나요? 특히 이 영화는 뮤지컬영화라는 게 더 매력적이지요.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디즈니랜드 만화영화들을 보면 항상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 데요, 이 영화 역시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이 중간중간에 있어서 노래의 가사가 무언지는 잘 몰라도 노래자체가 매우 좋아서 그저 듣는 것 만으로도 참 좋아요.

유럽 어느나라의 잘 생기고 늠름한 왕자 "칼"

영화의 줄거리는 유럽의 어느 나라, 결혼을 앞둔 아주 잘 생기고 늠름한 왕자님 이 있어요. 그는 왕자이지만 부모님이 안 계시고 왕인 할아버지에게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을 하지요. 젊은 청년으로 성장한 왕자가 어린 시절 정략적인 약혼을 한 이웃나라 공주님과 결혼을 할 시기가 되어 드디어 공주와 첫만남을 가지지만, 이웃나라 공주님은 인간미가 부족하고 오로지 의무감에 꽉 차 있는 왕자가 싫다고 하네요.

왕자와의 첫만남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약혼녀 공주님

이에 당황한 왕은 인간미즉 공주가 원하는 인간적인 따뜻함과 매력을 배우라고 왕자를 독일의 하이델베르그대학으로 유학을 보내는데요, 자 이제부터 진짜 재미가 있어요. 궁전안에서 세상을 잘 모르고 자란 왕자는 왕궁을 떠나 귀족의 신분이 아닌 그저 학생의 신분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하는데요, 생기 넘치고, 크고 작은 소동이 끊이지 않는 젊음의 도시에서 좌충우돌하며 많은 체험을 하게 되지요.  궁전을 떠나 하이델베르그의 하숙집에 도착하는 순간, 왕자는 인기가 많고 예쁜 하숙집주인의 조카딸 캐시에게 한눈에 반하여, 그녀가 권하는 평민학생들만 가입하는 합창 동아리모임에서 귀족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평민학생들과 어울리며 대학의 낭만과 자유를 느낀 왕자는 급기야 사랑에 빠진 캐시와 함께 왕관도 버리겠다고 하면서 사랑의 도피까지 결심하지요. 그러나 짐을 싸서 도망가려는 바로 그 순간, 병으로 위독하다는 할아버지 왕의 소식에 캐시에게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왕궁으로 돌아가지만, 결국 할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의무를 다시 깨닫고 왕이 된 칼은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평민 캐시와의 사랑은 첫사랑으로 남기고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을 하러 떠나가면서 영화는 마무리가 되지요.  

하숙집 주인의 조카딸 캐시와 사랑에 빠진 왕자.칼

         

자 어떠세요? 정말 공주님, 왕자님, 21세기인 2022년 지금 이 시대에 보면 그저 동화속에나 나오는 옛날이야기이지요. 맞아요. 그래요, 이 영화는 저 같은 세대는 추억으로 보겠지만 요즘 10대나 20대 젊은 분들에게는 보라고 추천하기도 그러네요.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노래가 참 좋아요. 왕자 칼이 처음으로 평민학생들과 어울리면서 부르는 *축배의 노래(The Drinking Song)” 이 노래는 당시 이 영화를 접하였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는 대학생들의 낭만이 저런 거구나 하는 멋진 장면의 노래였고, 중간중간 사랑을 고백하는 “Be loved” “Serenade” 같은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들, 그리고 왕자가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깨닫고 부르는 “I’ll walk with God”라는 노래는 무슨 내용인지 가사는 잘 모르지만 그저 멜로디나 분위기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감동을 주지요. 그런데 이 아름다운 노래들은 캐시로 나온 주인공 여배우는 직접 노래를 불렀지만, 영화 속의 남자주인공 배우는 연기만 하고 노래는 당시 너무나 유명하였던 테너가수 마리오 란자(Mario Lanza,1921~1959)가 불렀다고 하네요.

영화의 노래가 수록된 "마리오 란자"의 음반

이탈리아계 미국인 마리오 란자는 매우 재능이 뛰어난 오페라 가수이자 배우였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이 되어 노래의 녹음까지 마쳤지만, 영화 제작팀과의 마찰로 중도 하차하고, 다른 배우가 대신 연기를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비록 연기까지 하지는 못했지만 영화 속에 나온 마리오 란자의 노래들은 너무나 아름답고 멋져서 당시 영화와 더불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그의 이름을 더욱 알린 영화라고도 하는데요, 뛰어난 재능을 가졌던 마리오 란자는 38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요절(夭折:일찍 죽을 요, 꺽을 절) 즉 젊은 나이에 일찍 죽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네요.

 

또 이 영화는 1898년 독일의 작가 빌헬름 마이어푀르스터(Wilhelm Meyer-Förster 1862~1934)가 쓴 중편소설을 작가 본인이 다시, 희곡으로 각색을 하여 1901년 베를린에서 첫 연극공연을 하였는데요, 그 공연이 크게 히트를 치면서 오페라, 무성영화로 다시 각색이 되어 제작이 되었고, 1954년작 이 영화가 개봉이 되면서 아름다운 노래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더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자 이제부터 엄마의 생각입니다.

이 영화는 저 같은 6-70대의 세대들에게는 정말 향수를 주는 영화이지요. 제가 이 영화를 본 게 정확하게 언제 인지는 기억이 잘 안나는 데요 아마도 초등학생이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당시 십대들이었던 삼촌, 고모들과 함께 동네 극장에 가서 본거 같은데 어린 맘에도 영화가 참 신나고 재미있다고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속의 유명한 노래 "drink drink drink"를 부르는 왕자 칼(배우는 립싱크, 실제 노래는 마리오 란자가 부름)

특히 엄격한 규율만 알던 왕자가 넘쳐나는 젊음으로 커다란 맥주잔을 들고 마시자 마시자 마시자 Drink Drink Drink” 하며 부르던 노래와 장면은 매우 인상이 깊어 오랜 시간 제 머릿속에 있었던 명장면이었는데요, 나이가 들어 다시 이 영화를 보니 왕자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겠다고 부르는 나는 신과 함께 걷겠다 I’ll walk with God”라는 애절한 노래가 가슴에 와 닿았고, 자신의 신분과 위치에 맞는 상대와 결혼을 하러 가던 왕자가 잠시 하이델베르그에 멈추어 캐시와 마지막 이별을 하는 장면은 아련하긴 하지만 저게 맞는거지하면서 보았네요.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게 바로 그런 게 아닐까요? 동화 속 세상과 현실은 다르잖아요.  

참고로 제가 이미 소개한 1956년작의왕과 나라는 고전 뮤지컬 영화도 어린 자녀들과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을 했는데요, 이 영화 역시 평민과 왕자의 사랑이라는 비현실인 동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이야기의 구성도 탄탄하고, 배우의 연기도 좋고, 또 무엇보다도 영화 속의 노래들이 매우 좋으니 어린 자녀들에게 오페라음악을 들려준다는 음악교육의 차원에서, 또 고학년 초등학생이라면 첫사랑은 젊은 시절, 자신의 처지나 상대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맹목적인 감정으로 하는 사랑이 많으니,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아름답게 흘러 보내고 자신의 의무를 찾는 왕자처럼 성숙한 사랑을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교훈도 이야기해 준다면 자녀들과 자연스런 대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추천드리며,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위 내용은 유투브 채널 "영읽엄(영화 읽어주는 엄마)" 에서 영상과 함께 제 목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영화는 흑백영화도 있고 컬러영화도 있으니 유투브에 검색을 하시면 한글자막과 함께 감상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영화에서 왕자 칼이 부르는 노래 “Drink Drink Drink(The Drinking Song)”  우리나라 말로 정확히 번역을 하면술을 마시자고 권하는 노래한자어로권주가(勸酒歌)”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번역하는 게 안 좋아서축배의 노래로 번역을 했지만 같은 이름으로 더 유명한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축배의 노래가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사실 베르디의축배의 노래도 정확히 직역을 하면권주가라는 뜻인데 어감이 좋게축배의 노래로 번역을 한 것이지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