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래 되었지만 좋은 영화를 소개하는 영읽엄입니다.
오늘은 항상 깨어 있으면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영화 1940년 개봉작 “레베카(Rebecca)”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최근의 좋은 영화나 드라마가 이미 검증을 받은 웹툰이나 웹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듯이, 예전에도 이미 탄탄한 구성과 이야기로 검증이 된 소설을 기반으로 하여 영화를 많이 제작하였는데요, 이 영화 역시 대프니 뒤 모리에(Dame Daphne du Maurier,1907~1989)라는 영국의 여성작가가 썼고, 8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는 1938년작 미스터리 소설 ‘레베카’를 영화로 만들었지요.
참고로 <레베카>에 투자한 제작자 데이빗 오 셀즈닉(David O. Selznick,1902~1965)은 제가 리뷰한 영화 “모정”의 여주인공 제니퍼 존스의 남편이기도 한데요, 셀즈닉은 블록버스터(blockbuster)의 원조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투자로 많은 돈을 벌었고, 그 뒤를 이어 다시한번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며 야심 차게 제작한 영화가 이 영화인데요, 검증된 소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와 영국에서 활동하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을 미국의 헐리우드까지 모셔오며 많은 돈을 투자한 덕인지 이 <레베카>역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뒤를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 촬영상을 수상하며 흥행에 성공했지요.
근데 재미있는 건, 히치콕 감독이 <레베카>외에도 많은 흥행작품들을 미국에서 제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레베카>만이 히치콕감독에게 아카데미 상을 안겨 준 유일한 영화로도 유명하지요. 히치콕 감독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리뷰한 영화 “싸이코”에 잘 설명이 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흥행을 하면서 원작 소설보다는 영화에 기반을 둔 뮤지컬이 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 1월에 처음 공연이 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면서, 장기 공연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뮤지컬이 되었으며, 2020년에는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한 리메이크영화가 제작되었지만, 히치콕 감독 <레베카>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뛰어넘지는 못하였지요.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면
매우 음산한 분위기로 시작되는 첫 장면은 “드 윈터부인”의 내레이션과 함께 과거의 회상 장면으로 돌아가는데요, 그녀는 우연히, 보트 사고로 아내를 잃고 상심해하고 있던 신사 ‘맥심 드 윈터’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고, 그와 결혼을 하여 대저택 '맨덜리'의 새로운 안주인 ‘드 윈터부인’으로 가게 되지요. 평범하고 수줍음도 잘 타며, 의지할 곳도 없는 고아였던 그녀가 한번 결혼을 하여 사별은 하였지만, 가문 좋고 돈 많은 부자와 결혼을 하게 되니 영화의 시작이 웬 신델렐라 이야기인가 싶지만요, 크고 멋진 대저택 ‘맨덜리’에 도착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스릴, 서스펜스가 되지요.
맨덜리 대저택의 살림을 맡고 있으며 사고로 죽은 전 안주인 “레베카”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강했던 수석가정부 댄버스 부인은 새로운 “드 윈터”부인에게, 맥심의 전 아내 레베카가 얼마나 아름답고 세련된 귀부인이었는지를 사사건건 이야기하며, “너는 전 부인 레베카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 것 없으니 감히 전 안주인의 자리를 넘보지 말라”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는데요, 살아있는 댄버스부인과 계속 부딪치며 갈등을 겪는 것도 어려운데, 이미 죽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저택 곳곳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나고 있는 전 안주인 레베카의 흔적들은 새로운 안주인 “드 윈터부인”을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들지요. 그런데 더 안타까운 건 오롯이 내 편이 되어야 할 남편 역시 무슨 일인지 매우 불안해하면서도 아내에게 솔직하지 못하네요. 그러다 보니 그녀는 남편이 전 아내를 잊지 못하여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점점 더 자신감을 잃어가고, 결국 자살의 유혹까지 받지만, 매우 치밀한 사건전개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반전의 반전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드 윈터부인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영화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가 되지요.
이 영화를 보시면 댄버스 부인과 드 윈터 부인, 두사람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인데요, 댄버스 부인 역할을 맡은 주디스 앤더슨(Judith Anderson,1897~1992)라는 영국 여배우의 연기도 정말 뛰어났지만,
댄버스 부인의 기에 눌리고, 눈에는 보이지 않으면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전 안주인 ‘레베카’로 인해 괴로워하는 ‘드 윈터부인’역을 맡았던 미국 여배우 “조앤 폰테인(Joan Fontaine, 1917~2013)”의 연기도 매우 몰입감을 주는데요, 그녀의 연기력에는 히치콕감독의 공이 컸다고 하네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면 영화의 남자주인공 ‘맥심 드 윈터’역을 맡았던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드 윈터부인역으로 당시 자신의 약혼녀였던 ‘비비안 리’를 강력하게 추천하였지만, 제작자 셀즈닉이 비비안 리는 이 역을 맡기에 너무 강한 인상을 준다고 반대하였고, 히치콕감독은 일부러 영국의 촬영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에서, 그것도 신인 여배우를 캐스팅하여, 신인이고 영국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로 하여금 촬영하는 내내~ 영화 속 맨덜리 저택 ‘드 윈터부인’이 느끼는 따돌림 비슷한 감정을 느끼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은연중에 신인이었던 여배우 조앤 폰테인이 자신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고 하지요.
이런 숨은 이야기는 히치콕감독이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하여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매우 치밀하게 공들여 만들었음을 알려주는 좋은 예라고 봐야겠지요! 그리고 히치콕 감독은 자신이 만든 영화 장면 속에, 마치 숨은 그림처럼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걸로 유명한데요, 이 영화에서도 거의 후반부에서 경찰 옆에 서있는 행인으로 나왔지요. 따라서 관객들은 그의 작품 속에서 감독이 어디에 숨어있나 찾는 걸로도 재미를 느끼는데요, 정말로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 이제부터 엄마의 생각입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대저택의 새로운 안주인 “드 윈터 부인”이 집안일을 하는 고용인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자신의 위치를 잘 파악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주 옛날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신전 기둥에 새겨져 있던 말을, 소크라테스라는 철학자가 강조를 하여 너무나 유명해진 “네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라는 말처럼, 자신을 잘 안다는 것은 정말로 매우 중요하지요. 특히 젊은 분들이 처음 사회생활을 할 때 <힘의 역학>이라고 하나요? 어떤 관계에 있어서 나의 위치를 잘 파악하여, “내가 가진 능력과 힘을 <과소평가(過小評價)> 즉,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는 게 오늘 이 영화를 통해서 이야기해 주고 싶은 엄마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인간의 심리묘사를 매우 잘 표현한 작품인 만치 줄거리만 간단히 보는 것과 직접 전체 영화를 보는 것의 차이가 매우 크니, 전체 영화를 꼭 보시라고 추천을 해 드리며,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위 내용은 유투브 채널 "영화 읽어주는 엄마(영읽엄)" 을 방문하시면 제목소리로 라디오처럼 읽어드립니다. 방문하셔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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